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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특권[키즈리턴]

2003.04.19 10:34

TOTO 조회 수:1148

kidsreturn.jpg
★★★★★
감독 : 기타노 다케시
출연 : 안도 마사노부, 카네코 켄

아이들이 돌아온다...
물론 여기에서의 아이들은 영화의 두 주인공 마장과 신지를 가르킨다. 이들은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문제아다. 매일 수업 빼먹고, 선생님 놀리고, 친구들 괴롭히고...하지만 이들이 문제아인 이유는 단지 이들의 욕구와 사회에서 이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단 한가지 뿐이다.

이들은 멋진 모습을 원한다. 이러한 모습을 위해 노력할 줄도 알고... 하지만 사회는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만만하지가 않다. 결국 이들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일탈해버린다.

성장기 영화라면 어떤 영화라도 자아정체성이란 문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보면 우리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묻고, 탐구하고, 또 발견해가면서 성장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도 자신을 찾아가는 소년(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만담꾼이 되고 싶어 항상 학우들 앞에서 만담을 펼치는 아이들, 복싱선수가 된 신지를 보고 복싱도장을 찾은 아이들 등 모두가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찾는 모습은 우리에게 조그마한 웃음을 주는 동시에 부러움을 안겨준다.

웃음은 둘째치고 부러움이라니? 지금의 우리에겐 맘에 들지 않는 선생님 차를 태울만한 무모한 용기도 갖기 힘들고, 수업시간 땡땡이치고 학교 옥상에서 하늘을 쳐다 볼만한 여유도 갖기 힘들고, 싸움 잘 하고 싶다고 복싱도장 문을 두드릴 용기도 갖기 힘들며, 모든 것이 무너져 좌절을 겪고 난 뒤에 '우린 아직 시작도 안 했는걸'이라고 말 할 용기는 더더욱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어엿한 고등학생인 이 영화의 주인공들을 아이들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순수한 방황과 고민 때문이다. 어쩌면 감독도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YOUNGMEN RETURN'이라고 하지 않고 'KIDS RETURN'이라고 했을지도...

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얼마나 유명한지, 얼마나 좋은 작품을 만드는지 모른 채 작년에 이 영화를 봤다. 하지만 내 가슴속에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는 이 영화를 보며, 그가 훌륭한 감독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 1998년 두번째 NO-CUT 영화제 '나를 찾아라' 팜플렛에 실었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