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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삼순이는 삼순이인가.

2005.07.31 14:47

TOTO 조회 수: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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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순이에 대한 환호로 우리나라는 지금 난리다. 그녀의 직설적인 말투, 자랑스러울 것 없는 외모(적어도 극중에서는)임에도 자존심 굽히지 않는 당당한 태도에 우리나라 수많은 여성들은 환호하고 있다. 하긴 제 아무리 실력을 갖추고 노력해도 자신보다 능력없는 가벼운 것들, 이쁜 것들(삼순이 말투)에게 면접에서 밀려나니 삼순이에 대한 여성들의 환호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연하의 재벌 꽃미남까지...... 삼순이는 그녀들의 우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삼순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살을 찌웠다고 해도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니며 배우 김선아의 얼굴 역시 못생긴 편은 아니다. 다시 말해 극중에서는 뚱뚱하고 못생긴 삼순이로 설정하고 있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삼순이는 이쁘고 적당히 통통한 김선아일 뿐이다. 그런 삼순이기에 연하의 꽃미남이 그녀에게 반했어도 우리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고, 또한 그녀의 당당함 역시 큰 무리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만일 정말로 뚱뚱하고 못생긴 배우가 삼순이 역할을 맡고 있다면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그녀에게 환호할 수 있을까? 유독 외모에 대한 편견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은 '말도 안되는' 드라마, '황당한 드라마'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아리따운 여배우 김선아를 뚱뚱하고 못생긴 김삼순으로 설정한 드라마를 우리 자신은 김삼순과 동일시하며 동시에 김선아를 보며 환호하는 중이라 하는 것이 서두에 언급한 말을 정확하게 해석한 것이리라. 드라마의 무서움도 여기에 있다.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무시무시한 마약과도 같은 환상. <내 이름은 김삼순>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종영 후 스스로의 환상을 깨닫고 허탈해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