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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生, 그리고 死

2007.09.10 00:09

TOTO 조회 수: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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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깊은 감동도, 자신의 관심과 멀어지면 너무나 빨리 희미해집니다. 그래서 사람을 간사한 동물이라고 하는가봅니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그 감동을 반추하게 되는 삭막한 세상.

예전에 큰 감동을 안겼던 인물이 둘이나 떠났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그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때의 가슴 벅참이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 알아들을 수 있었던 말은 '빠쎌로나~'라는 단어밖에 없었지만, 그 목소리와 멜로디가 참 오랫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TV에서 우연히 보게 된 머라이어캐리와의 공연. 아마도 'Hero'라는 곡이었던 것 같은데, 그 낯선 장면이 주는 희열 또한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지요.

문근영을 처음 봤던 <가을동화>. 하지만 그 천사표 눈망울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애 역의 이애정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환경, 그 때문에 삐딱한 심성을 가진 배역을 너무나 잘 연기했었습니다.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안스러운 존재.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 짓던 장면이, 그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와 동시에 겹쳐졌었습니다.

죽음 앞에서야 그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리는 어리석은 팬이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