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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그래도 가야 한다

2012.03.22 16:14

이현국 조회 수:494

그래도 가야 한다

순결한 흰색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루종일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완결하게 이루어졌으면 좋았을 것이다.
누구 하나 불만 품지 않고, 웃으며 승복할 수 있는 과정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인간이기에 개인의 욕심이 있었고,
인간이기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고,
인간이기에 항상 냉철한 이성을 품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가야 한다.

경부선을 타고 부산을 가야 하는 사람이,
길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고 길을 가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국가를 이용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그 기한을 연장하려 한다.
수많은 서민들의 눈물과 아우성에는 굴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한다.
일제 하에서, 군사정권 하에서, 재벌세력 옆에서 기득권을 누렸던 이들이 기득권을 더 누리려 한다.
수많은 국민에게 아픔을 안긴 이들이 진정한 사과 없이 그들 위에 또 다시 군림하려 한다.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은 이들이 이제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 한다.

그래서 가야 한다.

우리 하나하나의 욕망과 탐욕과 실수가 빚어낸 오물이 있더라도,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동지가 탄식을 한다 해도,
저들의 공작에 휘말려 서로에게 눈을 흘기게 되더라도,
서로 다른 인격체이기에 다툼과 논쟁이 있다 해도,

그래도 가야 한다.

잠시 권력을 되찾은 그들의 만행을 잊지 말고,
그들이 벌인 일들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았던 기억을 잊지 말고,
그들이 우리의 외침에 퍼부었던 탄압과 공작을 잊지 말고,
그들 때문에 아파했던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잊지 말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