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글 보고 느끼는 것(클럽토스카 강원희님 글)
김대중 대통령 싫어하면 펭귄이 되고
노무현 대통령 싫어하면 개구리가 되고
이명박 대통령 싫어하면 쥐색히가 되는게 사람 마음이겠습니다만
좋든 싫든 표 받아 먹고 당선된 사람들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아나키스트한 편이라
다 싫어하는 편인데요......그래도 존중의 문화는 필요하지 않나싶습니다.
솔직히 논리는 끌어당기면 다 갖다 붙일 수 있습니다.
나만 옳다는 식의 독선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랑 다르면 무식한 빨갱이 수구꼴통이라고 몰아세우는 독단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 싶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면 분명 공과가 있고 그 비중 혹은 개인적 가치관과 관점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민주적인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민주주의가 별거 있나요
구성원 개개인의 지극히 사소한 생각도 존중해야할 부분이라 봅니다.
김대중 때 대학 다니고
노무현 때 사회 생활 시작하고
이명박 때 위치를 잡아가면서
그 어떤 대통령도 순수하게 존경할만하단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친인척이 구리고 가신들이 해먹고 자식들도 개차반인 경우가 많아서 그랬나봅니다.
사안과 경우로 판단하려 애쓰다보니
누구는 저를 빨갱이라하고
누구는 저를 수구꼴통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사람중에 저보다 나은 사람이라 느낀적이 단 한번도 없었네요.
비난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지 못합니다.
적당한 품위와 팩트에 의한 객관적인 시각을 갖추려 노력해 봅니다.
이명박이 쥐색히면 김대중은 펭귄이며 노무현은 개구리가 되는게 상호적 현상입니다.
싸움만 나죠.
그렇다고 이명박이 잘했다고 쉴드치거나 물타기한다고 착각하실 분은 자유니까 마음대로 하시는건데
그렇게 천박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댓글은 정중히 반사해봅니다. 웹상의 몇줄의 글로 판단은 마시기바랍니다.
인권위 회원이면서 지역민우회를 후원하고 있으니 빨갱이 소리를 하던 ㄲㅌ상사나
광우병 파동때 오바라고 했다가 꼴통이냐고 물어본 ㅂㅅ친구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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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정치글보고 느끼는 것(품위 없는 시민이 한 말씀 올립니다)
김어준이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자 : 본인이 편협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어준 : 편협합니다. 하지만 편협하기까지의 과정은 굉장히 공정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세대이신 것 같네요. 저도 아무 것도 모르고 가르쳐주는 것만, 보도해 주는 것만 알 땐 막연히 부모님 따라서 박정희 대통령의 광팬이었습니다. 그 대통령이 있었기에 우리가 잘 살게 된 것 같고, 또 멋지잖아요? 선글라스 끼고, 강력한 카리스마, 민족의 영도자...그가 남긴 말이 제 좌우명이 될 정도였죠. '승리하는 자, 중단하지 않으며, 중단하는 자, 승리하지 못한다'.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TV에서 보여주는 것만, 그리고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만 접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 곳에서 기득권층들이 그동안 숨긴 많은 역사들을 접했죠. 토론, 세미나, 독서 등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나머지 반의 역사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혼란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잠깐 님처럼 니힐리즘에 빠졌습니다.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이 그른 건지...
그 과정을 거치고 군대를 다녀오고, 언론사 준비를 하며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가치관이 정립되기 시작하더군요. 님 말씀대로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제가 좋아하는 것이고요. 그러나 이 세상이 아무리 상대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인권',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 입니다.
결과론은 참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대통령이니까 존중하자, 국민이 많이 뽑았으니까 존중하자...이건 '서울대 갔으니까 살인자라 해도 존중하자, 반에서 1등이니까 친구들을 괴롭혀도 존경하자'와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님께서 누구나 '공'과 '과'가 있다고 하셨죠? 맞습니다. 역대 대통령이나 정치인 중에서 '과'가 전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존중해마지 않는 김대중 대통령도 87년 대선때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추측컨데) 김영삼과의 단일화에 실패했고, 그 덕분에 군사정권을 연장하는데 일조했죠. 노무현 대통령 역시 FTA체결, 이라크 파병(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 해도) 등에 대해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끝까지 존중하고 좋아했던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인권의 근본이 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그리고 되고 난 후에도 끝까지 싸웠다는 점 입니다.
반면 박정희의 공을 쉬이 지우지 못하는 분들은 그 이유가 '경제발전'이라는 공(功)입니다. 하지만 한꺼풀 뒤집어보면 그 공로는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부터 강점에 대한 과(過)를 묻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차관해 온 돈으로 시작된 경제발전은 뜨거운 중동의 사막에서 열심히 일한 국민들이 벌어온 외화로 키웠고, 재벌들과 유착하여 기본적인 인권도 무시한 채 혹독하게 국민을 부려 생산해 낸 부가가치로 이룩해 낸 겁니다. '그래도 덕분에 이만큼 먹고 산다'라고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근본적으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장교로서 민족을 핍박했고, 수많은 이의 피를 통한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정권 연장을 위해 그의 독재를 반대하는 수많은 이들을 숙청하거나 경제적으로 몰락시켰고, 노동자의 인권을 철저히 짓밟았습니다. 제 가치관 상으로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볍게 넘은 인물입니다. 그리고 보수의 기본인 '민족주의'에서도 어긋난 인물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의 공이 제 아무리 크더라도 그를 인간 이하로 평가합니다. 기회주의자, 탐욕자, 독재자에 불과합니다. 이와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은 이승만, 전두환 입니다.
그래서 제가 품위가 좀 없죠. 대놓고 욕하고, 반발하고, 소리지르고. 하지만 아십니까? 정권 연장을 위해 어린 김주열의 눈에 포탄을 쏘면서까지 난리를 치고 탐욕을 부렸던 이승만이 물러난 건 품위없는 수많은 시민들의 항거로 가능했던 것이고, 우리가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었던 건 군사독재를 연장하려는 전두환에 맞서 모두가 품위없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품위없는 시민들의 품위없는 행동들 덕분에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민주화를 이룬 거라고 생각합니다.
품위만 지키다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뒤에서 냉소를 짓는 일밖엔...그리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냉소만 지을 뿐 가만히 있는 국민들...기득권층 입장에서는 얼마나 땡큐입니까? 모두가 나쁜놈들이라며 쓴 웃음만 짓고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박원순 후보가 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품위없는 시민들의 난리부르스 때문이죠. 나꼼수에서 욕해대고, 그걸 듣고 킥킥대고, 또 그걸 들으며 투표의지를 다지고...덕분에 이명박, 오세훈에 걸쳐 뿌려진 수많은 똥(각종 비리, 예산낭비)들이 다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품위없는 행동, 욕하지 말아주세요. 품위없는 시민들이 품위없이 행동하는 건, 그들에게 콩고물이 떨어져서가 아닙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에 입각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긴 부조리들을 그냥 보아 넘기기 힘드니까 일어나는 것 뿐입니다. 제 가치관의 근간인 '인권'과 '민주주의'를 흔든 이들은 존중이 필요 없습니다. 그들이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라도...저에겐 그렇습니다.
자동차 동호회에서조차 가치관을 건드리는 글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논쟁했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