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0 17:48
누군가는 윌리오라고 했고, 누군가는 와이어라고도 불렀다.
영어를 배우지 않던 국민학생들에게 Ultimate Warrior가 그의 이름인지 알 방법도 없고, 안다 해도 읽을 수도, 뜻을 알 수도 없었다.
하긴, 그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이름이 무엇인지, 승률이 얼마인지 보다는
그가 보여주는 화려한 기술과 쇼맨십, 그리고 처절한 시합이 우리 눈과 가슴을 사로잡았던 거니까.
누군가는 끈을 묶어 근육이 나온 거라고 했고, 누군가는 약물로 키운 근육이라고 했다.
헐크 호건보다 못하다고도 했고, 대륙간 챔피언(Intercontinental Champion)은 세계 챔피언 아래라고도 했다.
입에 침을 튀겨가며 호건보다 나은 실력임을, 적의 계략에 어쩔 수 없이 대륙간 챔피언에 머물러 있음을 피력했다.
전력을 다해서...
내게 그런 존재였다.
그의 등장음악은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그가 보여주는 링 흔드는 퍼포먼스는 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그의 지워진 안면 분장은 나를 안스럽게 했고, 그의 Finish 기술은 그 무엇보다 통쾌했다.
내 생애 최초의 영웅.
그가 세상을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년 시절의 영웅을 잊고 있다가,
세상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겨우 떠올린 비정한 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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