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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미분체

나의 오른발

2003.04.20 17:58

TOTO 조회 수:768

lhg02.jpg
예전 TV에서인가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본 적 있다.

너무나 여리고 천사같은 이미지의 발레리나의 발은, 마치 무슨 병이라도 걸린 사람의 발 같아서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 실망은, 우아하고도 멋진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서 희생을 인내해야만 했던 발에 대한 생각이 미침

으로서 경외와 존경으로 바뀌긴 했지만...

내 발.. 참 못났다. 짧고, 뭉툭하고, 게다가 건성피부라서 여기저기 트고, 일어나고, 딱딱하고...

하지만 그리 못난 발이었기에,

행군할 때 누구나 한번 크게 발에 상처날 때, 난 조그마한 생채기를 가졌을 뿐이어서,

힘들지 않게 끝까지 걷게 해 준 발이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언제나 불만없이 움직여 주던 발이었다.

요즘은 좀 이뻐해 주고 싶어서, 피부라도 좀 좋아질까 씻고 난 후 핸드크림을 가끔 발라주는데,

습관이 되지 않아 건성으로 하다가, 이젠 그나마도 안한다.

가끔은 들리는 듯 하기도 하다.

나 그렇게 위해주지 않아도, 너 고생 안시킬테니까 걱정마.

카메라를 사고 처음 찍는지라 정말 못찍었는데, 나중에 기회되면, 구도 잡고, 신경써서 함 찍어줘야지.


photo by T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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