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3 10:04
퇴근 길 버스 안.
막둥이가 전화를 했다.
"아빠, 어디에요?"
"응, 집에 가는 버스 안."
"올 때, 깐부치킨 크리스피인가? 그거 사주시면 안돼요?"
"그래, 알았어."
두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렸다.
우리 동네 명소, 깐부치킨.
크리스피만 사려다가 마늘간장까지,
아이들 먹기 좋게 순살로 두 마리를 포장했다.
현관문 도어락을 누르기 시작하자,
안쪽에서 우다다다 소리가 들린다.
문 열자마자 넙쭉 인사하는 두 아들.
그리곤 잽싸게 치킨 받아들고 부엌을 향하는 막둥이.
평소 저녁시간보다 늦어서인지,
배고프단 말을 연신 하며 우걱우걱 먹는다.
잘 먹는다.
이젠 두 마리도 거뜬한 우리가족.
아이들의 조물거리는 입을 바라보는 게 정말 즐겁다.
치킨 사 달랄 때, 아이스크림 사 달랄 때, 고기 먹고 싶다고 할 때
주저하지 않고 사 줄 수 있는 아빠라서 행복하다.
잘 먹고, 잘 크고, 착한 너희들의 아빠라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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