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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Only for her?[위풍당당그녀]

2003.04.24 00:35

TOTO 조회 수: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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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수, 목 밤 9:55
연출 : 김진만
극본 : 배유미
출연 : 배두나, 강동원, 신성우, 김유미, 김해숙, 김성겸, 이의정, 이혜숙, 정종준, 이은실, 이은주,

'위풍당당 그녀'가 안고있는 약점은 너무나 많다. 신분상승, 탄생의 비밀, 뻔한 캐스팅, 뻔한 줄거리 전개, 감동을 위한 사랑, 게다가 연출가는 대놓고 말할 정도로, 이 드라마는 오직 배두나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드라마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TV드라마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단점일수도, 아니면 그저 드라마의 보편적인 특성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TV드라마는 철저히 현실적이어야 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을 담아내야 하는 의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청자들이 그 프로그램을 접하는 순간부터, 조금은 딱딱하고 질식할 것 같은 현실을 잊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하는 의무도 또한 있는 것이다.

어느 쪽에 보다 가치를 두는가는 전적으로 시청자의 몫이다. 그러나 만일 후자쪽에 비중을 두는 시청자라면, '위풍당당 그녀'는 적어도 평범한 작품은 아니다. 적어도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이지 않고, 극중의 캐릭터는 오직 배두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어, 극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는데 조금도 손색이 없다. 배두나를 위한 작품일지언정, 배두나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지금에서 그러한 작가의 의도까지 비판받아야 한다면, 그건 조금 심한 욕심이 아닐까? 그리고 신인으로서 조금도 티가 안나는 강동원, 뻔한 배역이긴 하지만 김유미와 신성우 역시 극의 흐름에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극중의 웃음은 여느 시트콤과 같이 억지로 짜내는 웃음이 아닌, 조금만 극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면 웃을 수 있게 한 구성 역시 작가의 역량이 있어 가능하다.

나는 초반을 보고, 몇 회 걸러 다시 보았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초반의 구성과 연출은 그대로, 아니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의 드라마의 제작여건(시간, 비용, 시청률과의 전쟁)을 감안하지 않고서라도, 꽤 괜찮은 드라마임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