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시선

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lposter017440.jpg
★★★

감독 : 김지운
출연 : 임수정, 문근영, 염정아, 김갑수

공포영화는 무서워야 제맛이기에 정확히 밤 12시, 방의 형광등은 크고 조용히 보기 시작했다. 그 고개 삐딱한 귀신이 나오는 장면 두장면은 솔직히 적잖히 놀랐지만 그 다음은 그다지. 오히려 영상미가 물씬 풍겨나는 아름다운(?)공포영화의 느낌이 더 강했다.

이 영화는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해보면 그 질문이 무수히 많을 만큼 스토리의 구성이 정확히 짜맞춰있지는 않다. 큰 딸이 다중인격장애로 엄마, 동생의 역할까지 하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또 그렇다고 하기에 석연찮은 장면 몇개가 있고, 그 고개 삐딱한 귀신의 정체는 친엄마인지도 정확히 모르겠고...공포영화에서 공포감을 더해주는 요소중 하나가 느닷없이 나타나는 귀신들의 불분명한 정체다. 그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그 공포는 덜하기에 공포영화에서의 공식은 귀신의 정체를 결말에 가서야 드러내는 것, 아니면 끝까지 그 정체를 희미하게 남겨놓기도 한다. 관객들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만약 주온에서 그 아이와 기어다니는 귀신의 정체가 명확하다면, 그들이 귀신인 이유를 잘 알 수 있다면 그들로부터의 공포는 갑자기 나타나는 효과음과 무시무시한 외모 그 이상은 되기 어려울 것인 것처럼 말이다. 장화홍련 역시 약간의 복선을 뺀다면 꽉 짜여진 스토리는 아니기에 그 고개삐딱한 귀신이 주는 공포는 그 생김새 이상이었지만 공포의 강도는 공포영화 치고는 그리 강한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이 구성한 뛰어난 영상미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정신과 의사와 큰 딸이 대화를 나누는 처음 장면의 구성부터, 주된 스토리가 전개되는 별장의 풍경, 별장 안에 있는 갖가지의 소품들까지. 감독은 영상미에 꽤 신경을 쓴 것 같다.(물론 대부분 어디서인가 본 것 같은 미장센이긴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전작인 '조용한 가족' 이나 '반칙왕'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공포영화로의 점수는 그다지 후할 수 없다. 그러나 영화 내내 이쁜 두 소녀 임수정, 문근영과 어우러진 지루하지 않던 이쁜 화면을 공포영화와 접목해 색다른 공포물을 만들어냈다는 점만은 가치가 있다. 색다른 공포, 다양한 영화장르, 그리고 풍성한 볼거리에 점점 행복해지는 관객들의 눈. 이 때문에 의외의 대박을 터트렸던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