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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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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경 지음, 생각의 나무

제목인 ‘뷰티풀 몬스터’는 세상의 사람들, 그리고 작가 자신을 말하는 듯 하다. 모두들 꿈꾸는 아름다운 욕망. 그러나 그것의 이면에는 토사물처럼 더럽고 가까이 하기 싫은 모습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자신의 몸마저 잡아먹을 듯 한 몬스터처럼 말이다.

작가는 패션 잡지의 기자답게 패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시선, 그에 대한 여성 자신의 내면, 동성애자, 자본, 욕망......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시선은 한겨레신문의 칼럼리스트답게 왼쪽을 향해 있다. 물론 자본을 통해 실현되는 욕망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명품을 통해 진정한 멋을 내는 여성을 칭찬하며, 남성들이 가장 원하는 여성상을 한 여성에 대해서 그녀만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는 당당히 인정한다. 그러나 작가는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소신,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오로지 자본만을 추구하는 욕망에 대해서는 한없이 비판적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기보다는 자신의 특징을 살리며 코디하는 동대문 패션을 진정한 패션이라고 말한다.

패션, 유행 등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신선하다. 그 전까지 나에게 패션은 세상을 단지 피상적으로 세상의 가벼운 유행만을 쫒는 소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작가는 그 패션과 유행이라는 한없이 가벼운 소재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고, 또 세련된 시각으로 기술한다.

또 한 가지의 신선한 관점은 남자들에게 흔히 인기 없는 여성으로 치부되는 ‘자유분방하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의 시선을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사회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그래서 돋보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사회 속으로 편입하지 못하는 여성. 그들은 세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생각처럼 결혼을 빠져 나오지 못하는 덫으로 생각하는 것도, 모든 남자를 증오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도 단지 평범한 여성일 뿐이다. 단지 남성들이 원하는 정숙하고, 세련되고, 고분고분한 ‘척’을 하지 못하는 것에 불과하다. 남성들은 본능을 숨기고 ‘척’을 하는 여성들을 원할 뿐, 결국 외형을 빼고 그녀들은 한결같았다.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신문의 칼럼 분량에 맞추느라 가볍게 썼던 글이어서 그런지 너무 가볍게 훑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작가는 그 작은 분량을 보강했노라고 하긴 했지만 글 한 편의 분량이 짧다 보니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깊이 말하기도 전에 글은 작가처럼 ‘쿨’하게 끝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