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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주변을 바라보는 차가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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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룹을 알게 된건 군대에서였다. 후임병 녀석이 구워온 CD를 재생시키자  'Dandelion hill'이 흘러 나왔다. 방송에서 이미 많이 쓰인 곡이라 귀에 익긴 했지만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경쾌함은  환상 그 자체였다. 그제서야 T-square 를 듣게 되고 바로 다음 휴가때 'Exciting peace'를 구입했다.

난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장르가 없다. 특정 뮤지션이 아닌 개개의 곡을 중심으로 음악을 듣기에 한곡만을 듣고 음반을 사는 충동적인 구매도 서슴지 않고 종종 한다. 때문에 특정 음반 혹은 특정 뮤지션의 곡 전체를 좋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내 음반들을 보면 '과연 이녀석이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선뜻 해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무조건적으로 모든 음악을 좋아하게 하는 뮤지션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T-Square이다. T-square는 Casiopea와 더불어 일본 퓨전재즈(fusion jazz)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Casiopea의 음악은  속도감과 힘찬 비트, 약간은 투박한 멜로디가  느껴지는 남성적인 음악이라면 T-square는 섬세하고 화려한 멜로디의 여성적 음악이라 할 수 있겠다. 중년을 넘긴 아저씨들로 구성된 밴드의 곡이라고는 하기 힘들 정도의 경쾌함과 부드러움, 그것이 T-square의 음악이 가진 매력이다. jazz와 pop의 장점만을 따온 퓨전재즈라는 장르는 어쩌면 그들을 위한 장르일지도 모른다. 섹소폰과 드럼을 그만큼 잘 조화시킬 그룹은 아마도 없을테니 말이다.

T-square는 1976년에 결성되었다. 그 역사가 오랜 만큼 그동안 발매한 음반 역시 상당수다. 마음으로는 이들의 음반 모두를 수집하고 싶지만 아마도 짧은 시일내엔 힘들 듯 하다. 일본 앨범이라 국내에 발매한 것도 그리 많지 않고...이 때문에 내가 가장 먼저 구입한 음반 역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일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 구입할 'Exciting peace vol.2'역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이다. 그들의 앨범 대부분이 내 책장을 장식할 그날을 기다리며...


1. Megalith
: 힘찬 드럼과 섹소폰의 음색이 매력인 곡. 보통 그들의 콘서트 Open을 알리는 곡이기도 하다.

2. Dandelion hill
: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명곡. 제목을 떠올리며 눈감고 들어본다면 미풍이 부는 노란 민들레더미 속에 누워있는 기분이 들 것이다.

3. Twilight In Upper West
: 김현철이 '부탁해'란 곡에서 표절한 것으로 유명한 곡. 그러나 '부탁해'보다 몇배 더 감미로운 곡이다.

4. Terra Di Verde
: 피아노연주로만 구성된 곡.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슬픈 제목일 듯.

5. Sunnyside Cruise
: 전형적인 T-square의 곡. 제목처럼 마치 여름에 햇살 받으며 연인과 함께 바닷가에 나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피아노 부분과 섹소폰 부분이 잘 어울린 곡. 빰빠라~빰빠라~빰빠라라빠라라빠라라~ 하는 부분이 압권이다. 물론 의성어는 섹소폰을 가리킴.

6. Splash!
: 이 곡도 아마 귀에 익은 곡일 듯 하다. 사방으로, 쉴새없이 튀기는 곡.

7. Nap That Chap
: 개인적으로  Dandelion hill 다음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영화의 기승전결을 음악에도 도입한 것 같다. 드럼과 섹소폰, 기타로 계속 긴장감을 준 후 이들이 함께 어울려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어찌 이런 곡을 작곡할 수 있는지...

8. Breeze And You
: 분명 무슨 오락에서 쓰였던 것 같은 곡. 유난히 드럼이 경쾌하다.

9. Just Like a Woman
: T-square의 사랑에 관한 곡은 그 어떤 곡보다 감미롭다. 이 곡 역시... 섹소폰 위주의 곡이다.

10. The Autumn Of '75
: 이 음반 중 가장 고요한 곡. 베이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1. Naughty Boy
: 말 그대로 장난꾸러기 소년. 가끔 로망을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개구장이이다.

12. Bad Moon
: 제목과 곡이 가장 매치되지 않는 곡.  그러나 여전히 경쾌하다.

13. Truth(Live version)
: 음반 전체 중에서 가장 남성적인 곡. 2종격투기 대회에서 선수 등장시 쓰였던 음악 같기도 할 정도로 강렬한 멜로디가 매력이다.

14. Sweet Sorrow
: Kenny G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


진작 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너무 좋아하는 그룹이라 선뜻 쓰질 못하고 이제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