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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 族[오! 브라더스]

2004.04.26 18:09

TOTO 조회 수: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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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김용화
출연 : 이정재, 이범수, 이문식, 류승수, 김준희

가족에는 여러 관계가 존재한다. 부부, 형제, 모녀, 자매...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그 각각의 관계가 단지 수학에서 배우는 여러 경우의 수, 조합의 수 중 하나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같은 형제의 종류임에도 '남매'라는 관계가 주는 느낌, '자매'가 주는 느낌, '형제'가 주는 느낌은 각각 다르다. 이 영화는 그 많은 관계 중 '형제'라는 관계, 그 관계가 주는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불륜관계 사진으로 협박해 먹고 사는 형 오상우(이정재 분)과 12살이지만 조로증에 걸려 형보다 훨씬 늙어보이는 봉구(이범수 분), 상우는 봉구 앞으로 있는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봉구를 데리고 살지만 자신의 일을 봉구를 이용해 같이 하면서 견원지간에서 동생으로서 봉구를 바라보게 된다. 항상 다투고, 밉긴 해도 한편으론 가슴 한켠이 아련한 관계,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형제'라는 관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말이다.

가족이라는 소재 때문에 영화는 뻔한 결론으로 치닫으며 진행된다. 그러나 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이창동 감독이 '초록물고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과는 전혀 다른 진행을 이끌어내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조로증'이라는 보기드문 아이템을 이용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약점은 있지만 하여튼 코믹한 요소를 영화 내내 즐길 수 있는 점이 바로 차이점이다. 비록 다른 길을 통해서이지만 종착점에 다다른 후에 '가족'이라는, 우리들에게는 특별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의미 앞에서 코끝이 찡한 것은 경중을 헤아리기 힘들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정반장과의 에피소드, 그리고 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맡은 에피소드는 결국 영화가 '가족'이라는 종착점을 향하는데 커다란 동력으로서의 구실을 하여 보다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펼친 점 또한 높이 살 만 하다.

매 영화마다 '그게 그것'인 연기를 보여주는 주연 이정재의 연기력, 전혀 여운 없이 뻔하기만 한 진행과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번 마음껏 웃을 수 있기에는 손색이 없는 영화.